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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닥토닥 서재의 책과 일상
BOOK

우리, 먹으면서 얘기해요

by 토닥토닥서재 2020. 4. 16.

성수선 지음

오픈하우스

초판 1쇄 2019.12.9.

 

 

 

 

 

 

 

 

맛있는 음식은 사랑을 확인하는 리트머스지

 

 

 

성수선 작가는 현직 대기업 화학사 마케팅팀 팀장으로

회사를 다니면서 2008년 '나는 오늘도 유럽 출장 간다'

2009년 '밑줄 긋는 여자' , 2012년 '혼자인 내가 혼자인 너에게'

2015년 '나의 일상에 너의 일상을 더해'라는 책을 냈습니다.

저는 이 중 3권을 읽었는데

책에 밑줄을 그으면서 읽는 것이 저랑 같았고,

힘들 땐 위로를 받기도 한 책이라

기억에 담아 둔 작가입니다.

 

신간을 보고 반가웠습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 것처럼요.

 

 

'나름 알려진 미식가로서 음식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들을 글로 나누며 행복을 느낌.

다음과 같은 네 개의 동사를 특히 좋아함.

먹다, 읽다, 쓰다, 사랑하다'

 

작가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나는 어떤 동사를 좋아하지?

읽다, 쓰다, 사랑하다 여기까지는 뭐 나도 그렇고

먹다는 아니고..걷다? 걷는 거 좋아하니까 그럼 이걸로.

 

 

음식에서 건져올린 이야기,

소중한 사람에게 숟가락을 쥐여 주며

어서 먹으라고 말하는 마음으로 쓴 책이라니 

어디 한번 볼까하고 넘겼습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 행복이다

 

 

 

짜장면을 좋아해서 1박 2일 짜장면 투어를 간다는 작가는

목포의 '중화루' 짜장면 이야기로 문을 열었습니다.

 

목포 구도심에는 상주인구가 적다.

새로 지은 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신도시로 

대부분의 주민들이 이주하면서 텅 비어버렸다.

전형적인 도심 공동화 현상이다.

단언컨대 중화루의 중깐(중화루 간짜장)은 대한민국 최고의 짜장면이지만,

인구가 줄다 보니 중화루를 찾는 손님은 많지 않다.

화교인 이 집 사장님 부부도 당신들의 짜장면이 

얼마나 훌륭한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중깐을 먹으러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서울에서 왔다고 진실을 말해도,

설마 하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씀하시며 웃고 만다.

"말도 참 예쁘게 하네. 겸사겸사 왔겠죠, 뭐, 허허." (p17)

 

 

 

행복은 거창한 개념이 아니다.

행복은 경험의 영역이다.

남들이 인정하는 대단한 일을 할 때가 아니라,

내게 기쁨이나 만족감을 주는 일을 자주 해야 행복하다.

 

 

우리에게는 대박이나 한 방보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자주 느낄 수 있는 행복이 필요하다.

 

 

 

나는 하고많은 음식 중에서 짜장면을 제일 좋아하는 내가 참 좋다.

짜장면은 어디에나 있고,

비싸지도 않고,

언제든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자주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 (p18-19)

 

 

 

첫 챕터의 글이 좋네요.

짜장면을 좋아하는 이유와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이

잘 어울립니다.

나에게 행복을 주는 소소한 것들도 생각해 보게 되었고요.

(결국 오후에 짜장면 생각이 나서 배달해 먹었습니다^^;;)

 

 

 

 

 

 

물 안 들어올때는 놀아라. 그래야..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면,

물 안 들어올 때는 놀아야 한다.

그래야 물 들어올 때 노 저을 힘도 생긴다.

일이 안 풀릴 때, 정체기가 계속될 때,

덜컥 슬럼프가 찾아와서 무기력할 때,

불안해하지 말고 쉴 때는 푹 쉬자.

 

 

 

어차피 물은 빠지면 다시 들어온다.

조수 간만은 달의 인력이 지구에 미치는 자연현상으로

누구도 피해가지 못한다.

그러니, 물 안 들어올 때는 놀자.

나도 그리고 당신도 (p25-26)

 

 

 

이른 아침 당진 왜목항 물 빠진 갯벌에서

개점휴업을 하고 있는 배들을 보고

4월 제철인 실치(배도라치 치어)가 가득 든

아욱 된장국을 먹었는데 그 맛이 일품이었다는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문득 바다가 보고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해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새우깡에 맥주 한 캔  ㅎㅎ

 

 

 

 

 

나도 무라카미하루키 책 좋아한다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를 돕는다'는 말이 있다.

파울로 코엘료가 쓴 '연금술사'의 명문장으로 꼽히는 이 말은

자기 계발서에 단골로 등장한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간절함이나 열정도 중요하지만

'간단한 산수'가 선행되어야 한다. (p80)

 

 

간단한 산수.

공부를 할 때도 전체의 목표치를 잡고 매일 할 분량을 나누고,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서도 매일의 컨트롤이 필요하며

글을 쓰려거든 매일 일정한 분량을 써야 하는 것이죠.

"무엇을 하든, 간단한 산수가 먼저다."

이 말에 밑줄을 쳐봅니다.

 

 

 

 

 

 

 

2011년 토론토에서 열린 한 지식포럼 행사에서

단다파니라는 이름의 영성 높은 승려를 만난 적이 있다.

당시 나는 매우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모든 에너지가 백만 개의 방향으로

1밀리미터씩 흘러나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런 내게 그는 말했다.

"삶의 기초가 흔들린다고 생각될 때는

우선 잠자리부터 정리해보세요."

-'타이탄의 도구들' ㅣ팀페리스 ㅣ 토네이도 ㅣ 2017 

 

 

 

 

 

 

어떤 상황에서나 할 수 있는 일을 '규칙적으로' 한다는 것.

사소해 보이나 사소하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당장 내 몸을 움직여서 할 수 있는 그 습관들이

나를 멋지게도 매력이 없게도 만들거고요.

 

 

 

 

나는 브로콜리 잘 먹는다, 배 안고파도;;

 

 

 

 

 

배도 안고픈데 자꾸 집어먹게 되는

나를 살찌우는 음식들.

먹고 나면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들고

너 정말 이러기야 자책이 자동으로 따라옵니다.

 

자신에게 자꾸 하게 되는 싸구려 위로는 그만해야겠습니다.

내가 나를 돌봐야죠.

너무 몰라주면 아프니까

아프면 하고 싶은 일 못하니까

그러면 우울해지고..

이런 악순환의 고리에서 나오는 게 맞겠죠.

 

 

 

 

젤리 하리보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습니다.

 

하리보를 먹게 되면 이 이야기가 생각날 것 같습니다.

하리보는 아이들을 기쁘게 한다.

음식은 먹는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

참(true)인 명제네요.

 

 

어디를 가서 어떤 음식을 먹었고

그때의 상황과 생각,

음식에 대한 정보 등을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오늘도 맛있는 음식 드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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