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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닥토닥 서재의 책과 일상
BOOK

인생, 어떻게든 됩니다

by 토닥토닥서재 2021. 2. 26.

씩씩하고 밝게 살아가는 50세의 마음

24년차 MBC 라디오 <여성시대>작가 박금선이 전하는 '지금이 참 좋은 시절'

박금선 지음, 꼼지락, 2018.5.10

 

 

 

 

안녕하세요, 벨라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방송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금선님의 <인생, 어떻게든 됩니다>입니다. 작가님은 1964년생으로 수회 방송관련 상을 받았고, 김이윤이라는 필명으로 <두려움에게 인사하는 법>을 써서 '제5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는 소개글이 있네요. 엄마노릇은 25년이 넘었고, 방송 작가 노릇도 30년 넘었다는 인생 선배의 이야기를 같이 들어보실래요?

 

"50이라는 숫자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나요?

더구나 그것이 50세라는 나이라면?

아마도 전에는 생각해본 적이 없을 겁니다.

 

우리 모두는 50이 처음이니까.

 

미리 상상하기엔 낯설고 썩 기분 좋은 일만도 아니라

 

 

어쩌면 굳이 짐작할 기회를

마련하고 싶지 않았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을 지나 나를 찾아온 50에게

이렇게 말해주면 어떨까요?

 

"50은 100을 반으로 접은 처음이야."

 

한마디로 50세는 인생의 두번째 처음,

이제는 비로소 나를 새로 시작할 수 있는 나이." (프롤로그 중)

 

환절기, 철이 바뀌는 시기.
세상은 50대를 다양하게 정의하고 특정 계절에 데려다놓고 보지만, 나 스스로 어느 계절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지점에 와 있다. 그 환절기가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인지, 여름에서 가을인지, 아예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때인지는 모르나, 중년이 그 사이에 서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인생의 환절기에 서 있기 때문에 금방 우울해지는 마음의 감기에도 잘 걸리고, 고민이 몸으로 표현되는 몸살도 자주 앓고, 남과 나를 비교하면서 오슬오슬 추위에 수시로 떠는 게 아닐지. p101

꼭 50뿐일까요?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는 시기에는 생각이 많아집니다. 그건 즐겁다는 기분보다는 해놓은 것이 뭔지에 대한 자책, 미래에 대한 불안감, 아쉬움이 담긴 다운된 느낌을 더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50 중반인 지인이 "지금 내 나이가 너무 좋아. 40대보다 훨씬 편하고 즐거워." 라고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아르바이트로 소일거리를 하고, 아이들은 잘 자라서 각자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남편분은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연금이 나오니 걱정거리가 없어 그런가 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 분은 늘 웃고, 긍정적이고 밝은 기운이 있었습니다. 환절기를 무기력하게 보내는 건강하게 보내든 시간은 지나겠지요. 하지만 인생은 여기가 끝이 아니니까, 작가의 말대로 이제 100을 반으로 접은 처음이니까, 내면의 나를 돌봐줘야 할 시기입니다.

 

다시 한 살을 더하니, 이제는 나에게만 야박하게 구는 일을 멈추고 싶어진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고 싶어서 장비가 필요하다면, 아주 좋은 것은 아니라 해도 웬만한 것은 장만하고 싶다. 
살아 보니, 미루다 보니, 나만의 물건을 장만하는 날은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p173

식구들이 늘 우선순위인 엄마들에게 이제는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사라고 말하는 대목입니다. 물건 뿐이겠습니까? 엄마는 먹고 싶은 것도 돈 든다고 잘 안사 드십니다. 얼마전 대용량으로 구입한 콜라겐 중 한통을 엄마께 드린 적이 있습니다. "평생 이런 건 처음 먹는다." 하셔서 "내가 가끔 사다 줄게. 이런 거 먹어야 주름도 덜 생기고 예뻐져." 했습니다. 그 후 석류즙이니 유산균이니 갈 때마다 조금씩 챙겨드렸는데, 막내한테 콜라겐을 따로 부탁하셨다는 말을 듣고 엄마도 여자인데, 내가 좀 더 신경쓸 걸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도 드리고 저도 먹고, 책을 읽었으니 실천을 해야죠.

 

공허함이 나를 놔주지 않을 때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반려를 만드는 것이다.
악기도 좋고 운동도 좋고 음악도 좋고, 무언가를 쓰거나 그리는 것도 좋겠다. 춤이든 가죽 공예든 자꾸자꾸 바꿔가며 반려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허한 순간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인생을 산다는 것은 결국 시간을 보내는 작업이다. 시간을 잘 보내기 위해서는 지루하다는 의식 없이 즐거운 일과 취미로 삶을 채워야 한다. 그것이 인생을 잘 사는 길 아니겠는가.

p74 반려를 정하자, 계속해서 정하자 중

 

'오늘 또 무엇을 배울까, 오늘은 또 무엇을 간직하게 될까'라는 작가의 물음에 잠시 생각을 해봅니다. 20대때는 30대의 생각과 상황이 궁금해 30에 대한 책을 읽었고, 30대때는 40에 대한 책을 읽으며 이 인생주기에서 해야 할 일을 참고했습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이제는 50, 또 그 이후에 대한 책에 손이 갑니다. "시간은 다시 흐를 것이고, 지금의 고통과 긴장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라는 작가의 말을 다시 읽어 봅니다. 우리의 삶은 현재진행형이고, 현재가 중요하며, 오늘이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나이 먹는 것이 공허하고 허전하다면, 인생이 무상하다 느끼며 자꾸 쳐진다면, 환절기로 마음이 감기를 앓고 있다면 비타민같은 이 책을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그리고 한숨 푸-욱 주무신다면 감기가 좀 나아있을 것 같습니다. 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