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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닥토닥 서재의 책과 일상
BOOK

우유의 역습

by 토닥토닥서재 2020. 5. 10.

당신이 몰랐던 우유에 대한 거짓말 그리고 선전

 

티에리 수카르(Thierry Souccar)(저널리스트, 과학전문기자) 지음

김성희 옮김

알마

1판 1쇄 2009.10.22

1판 8쇄 2011.7.28.

 

우유를 하루에 한 잔, 많게는 1L를 먹기도 하는 저에게 이 책은 제목부터 당황스러웠습니다.

초등학교 때 1년 사이에 10cm 정도 키가 큰 적이 있는데

우유 덕분인 것 같아 그 이후로도 우유급식은 빼먹지 않고 했고,

지금까지도 우유를 수시로 마셨으니까요.

(오로지 흰 우유만)

장 보러 갈 때면 우유가 한 짐이고, 안 먹어본 우유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우유 네가 이럴 수 있어?ㅠㅠ 이런 배신감이라니.

 

<맛불리다이어트연구소> 책에서 이 책에 대한 소개글을 보고 내용이 궁금했습니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각종 매체에서 말하는 우유의 좋은 점은 한 단편이었고,

그 이면을 알지 못하고 있는 소비자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유를 칼슘 공급원, 다이어트, 골다공증 예방, 건강을 위해 등등의 이유로 의무적으로 먹을 필요는 없다.

필요 이상으로 먹을 경우 각종 부작용과 암 발생 위험성이 높아진다.

는 것입니다.

 

 

한편 의사들은 칼슘 때문에 판단력이 마비되어 있다. 업계는 의사들로 하여금 (소젖을 이용한) 유제품을 먹지 않으면 살아가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믿게 만들었다. 텔레비전 전파를 타는 공동 프로모션과 교사 및 기자들의 판촉 활동은 일종의 기만이다. (p8)

19세기 말까지 우유는 그다지 대중적인 식품이 아니었다. 농촌에서나 먹었고 버터나 치즈를 만들기 위해 사용했을 뿐 우유를 그대로 마시는 건 몹시 위험한 일로 여겼다. 어린아이들의 경우는 특히 그랬다. 우유는 세균의 온상지였으며 '변하는' 단점이 있었다. 게다가 시장에서 우유를 팔 때도 물에 희석시켜서 팔았다. 한마디로 말해 사람들이 우유를 믿지 않았던 것이다. 1607년에 출간된 책에 의하면 락토오스에 대한 거부반응을 정확히 기술하면서 우유를 경계하도록 주의시키고 있다. "배가 차갑다면 우유가 뱃속에서 엉겨 굳고 있거나 상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우유는 배를 더부룩하게 만들고 장에 가스가 차게 한다."

 

19세기 말, 육류 소비의 증가는 낙농가의 성장을 간접적으로 부추겼고 철도는 액체 상태의 우유를 운송 가능하게 해 주었다. 1871년에 개발한 파스퇴르식 저온살균법 또한 우유의 소비를 도왔다. 주부들은 조언에 따라 우유를 끓여서 마셨다.

 

유제품이 일반 가정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사실 20세기의 일로, 냉각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우유의 보존과 운송이 가능해지고 아이스크림을 즐기는 취미가 보편화된 덕분이었다. 1950년대 초까지 우유는 양철통에 담겨 소매상에게 배달되었다. 그러면 소매상이 다시 병에 포장하는 식이었다. 프랑스 정부는 인구 2만 이상 도시에서는 살균 우유를 밀봉 용기에 담아서 팔도록 명한다. 그때부터 우유를 병이나 '팩'에 담아 판매하는 게 일반화되었다.

 

그와 동시에 막대한 규모의 시장이 문을 열었다. 바로 아이들을 겨냥한 시장으로, 그 시작은 유아를 대상으로 했다. 당시 농산업계로서는 전략적인 공략이었는데, 어릴 때 얻은 식습관은 평생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 중에 군인들에게 제공되는 통조림식 유제품에 대한 정부 수요가 급등하면서 우유 가공과 관련된 모든 분야가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렸다. 미국, 영국, 스페인, 프랑스의 농업지대 전역이 그 우유 생산 수요를 감당하는 데 동원되었다. 전쟁이 끝난 뒤 주문이 감소하자 업자들은 엄마들을 상대로 연유를 아이들 식품이라고 소개하는 판촉 활동으로 민첩하게 옮겨 간다.

 

1930년대에 들어 네슬레는 모유가 부족한 아이들을 위한 유제품 및 가공식품 라인을 출시한다. 1950년대와 특히 1960년대에는 모유를 대체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조제유 판매를 위해 세심하게 계획된 일련의 판촉 활동인 산과병원들을 무대로 추진되었다. (p36~39 요약)

 

영국 정부는 업계의 효과적인 로비 활동으로 인해 '학교 우유 급식' 정책을 채택하게 된다. 이는 영양 상태가 불량한 아이들의 영양을 보충해주겠다는 관심보다는 우유 생산업자들에게 시장을 제공해야 할 경제적 필요성이 더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 이 정책은 미국으로 건너갔고 유제품 기업들의 강력한 로비 활동으로 농무부는 우유 급식을 실시하게 된다. (p40-41)

 

골밀도라는 기준도 그런 식(관례적으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생물학적 측정법)으로 골절 발생의 가능성을 판단하는 실질적인 심사원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낙농업계는 골밀동에 극도의 관심을 보였고, 골밀도 수치와 골절 위험도가 등가라는 생각을 의사들의 머릿곡에 계속해서 주입시켰다. 하지만 당시에 이 개념은 확실치 않은 여러 등가성과 이론의 여지가 있는 단편적인 자료에 근거한 허술한 가설에 지나지 않았다.(p72-73)

 

 

 

인구 집단별 연구들은 우리에게 간단명료한 한 가지 정보를 알려준다. 바로 우유와 동물성 단백질을 적게 먹는 나라일수록 국민들이 더 건강한 뼈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p100)

 

이 부분은 책에서는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요, 제가 이해한 부분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조골세포(뼈를 만드는 세포)의 증식을 자극하는 단백질이 들어있는 유제품을 다량 먹는다

-> 뼈 성장과 리모델링이 활발히 일어난다.

-> 나이가 들수록 조골세포 보유고가 일찍 고갈된다.

-> 골다공증이 생긴다.

 

일평생 내내 유제품을 다량으로 섭취하면 초반에는 높은 골밀도를 얻게 되겠지만 조골세포와 조골세포를 만드는 줄기세포에 가해진 스트레스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MSC의 세포 수와 MSC가 뼈에 조골세포를 공급하는 능력이 예전보다 빨리 고갈되는 것이다. 이는 나이에 따른 영향에 의해, 그리고 여성의 경우 50세 이후 호르몬 감소로 인해 더 심해지게 된다. p131 <골다공증이 유행하는 이유> 중

우유를 마시면 왜 IGF(insulin-like growth factor 인슐린유사성장인자) 농도에 영향을 주게 되는가?

 

우유에는 많은 호르몬과 IGF를 포함한 성장인자가 들어 있는데, 우리가 우유를 마셨을 때 그 성장인자의 대부분은 소화가 된다. 그런데 일부 적은 양은 장에서 우유의 단백질 카제인의 보호를 받아 혈액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우유가 혈중 IGF의 농도를 높이는 방식은 그것만 있는 게 아니다. 우유에 들어 있는 호르몬, 소형 단백질, 아미노산의 혼합물은 우리 몸의 IGF 생산을 자극하는데, 그래서 우유를 마시면 혈중 IGF-1의 농도가 뚜렷이 올라가는 것이다.

 

혈중 IGF-1 농도가 높으면 어째서 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가?

 

암은 가령 담배나 기타 산화물질 내지 발암물질로 인한 DNA 손상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한 DNA 손상은 매 순간 발생하며 대개는 자연적으로 치유가 된다. DNA 손상이 치유되지 않으면 세포가 아무렇게나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그럴 경우에 세포는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자발적으로 사멸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 현상을 두고 아포토시스(apoptosis)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암에서는 무언가가 치유 과정이나 아포토시스 과정을 방해한다. 과도한 혈중 IGF-1은 전립선과 유방 암세포의 아포토시스를 방해하고, 그 결과 암세포의 생존과 증식을 부르게 된다. 그러한 암의 경우에는 우리가 발암물질에 노출된 것보다 암세포의 아포토시스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젖은 이제 막 태어난 아기가 소화계를 충분히 발달시켜 음식에서 좋은 영양소를 최대한 끌어낼 수 있게 될 때까지의 시간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젖에는 그 어떤 다른 식품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복잡한 호르몬들이 가득 들어 있다. 청소년이나 성인이 되어서도 젖을 계속 먹을 이유는 전혀 없다. 그 어떤 포유동물도 젖을 뗀 뒤에는 젖을 먹지 않는다.

 

우유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가 전립선암 사망률이 높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나는 체중과 유제품 혹은 칼슘 섭취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한 12건의 역학 연구를 조사했다. 그 가운데 유제품(혹은 칼슘)을 많이 먹으면 체중이 줄거나 지방량이 준다고 밝혀낸 것은 한 건도 없었다. 

 

결국 칼슘 내지 유제품 칼슘과 체중의 관계를 검토한 47건의 임상적, 역학적 연구 가운데 유제품을 많이 먹으면 체중이 줄어든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낙농업계에서 돈을 댄 3건을 포함한 5건밖에 없다. 증거로 치자면 반대 증거가 더 많은 것이다. p202


글 후반부에 독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나옵니다. 

그중 몇 가지만 실어보겠습니다.

 

 

ㅁ 우유에서 정확히 어떤 물질이 문제를 일으키나요?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거나 소화가 잘 안 되는 단백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화를 시키지 못하는 락토오스(젖당), 비타민D 섭취가 따라주지 않을 경우에 과도할 수 있는 칼슘, 몇몇 암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성장인자 IGF-1, 호르몬, 살충제 성분 등입니다.

 

여드름 하고는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2008년 1월에 미국 연구진이 유제품(탈지유) 섭취와 여드름 사이에 관계가 있다고 밝혀낸 일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탈지유에는 인체의 호르몬에 영향을 주는 인자나 호르몬 화합물이 생물학적인 결과를 야기하기에 충분할 만한 양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ㅁ 우유를 먹지 않고 어떻게 칼슘을 섭취하나요?

칼슘이 부족한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는 우유 로비 단체와 그에 협력하고 있는 영양학자들이 지어낸 말입니다. 필요한 칼슘량은 우리 몸에 저장하는 데 도움을 주는 칼륨(과일과 채소)을 많이 섭취하면 확보될 수 있으며, 또한 그 정도 양은 좋은 칼슘원(유제품은 그중 한 가지일 뿐)을 하루 한두 가지 챙겨 먹기만 하면 보통의 식생활로 쉽게 충족됩니다.

 

임신하면 우유를 먹어야 하나요?

임신 중에 칼슘을 억지로 많이 먹을 필요는 없다는 게 몇 년 전에 밝혀졌습니다. 유제품이 금지 식품은 아니지만 적당히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제품에는 성장인자가 들어 있기 때문에 임신 기간 중에 많이 먹으면 아이를 큰 '규격'으로 만들어내는 것 같기는 합니다. 더 크고 더 굵고 더 무거운 아이가 태어난다는 말인데,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떤 결과를 가져다주는지는 아직 모르는 상태입니다.

 

폐경 여성입니다. 의사 선생님이 골다공증을 예방하도록 유제품을 먹으라고 권하는데 어떡해야 하나요?

그 방법은 골다공증 예방에 비효과적입니다. 유제품을 금할 것까지는 없지만 유제품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먹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뼈의 건강에는 채소를 많이 먹는 식생활을 통해 알라키성 물질(칼륨염)과 비타민C, 비타민K 그리고 기타 유익한 물질을 풍부히 섭취하는 게 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비타민D 섭취량에도 신경을 쓰고 운동도 조금씩 하면 좋습니다.


이 책을 통해 우유와 유제품에 대해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모르고 먹었지만 이제 우유를 좀 줄여볼까 합니다.

아이들에게도 우유를 권하지 않습니다.

꼭 먹어야하는 음식이 아니란 것도 알려주었습니다.

나와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 우유와 유제품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란 생각을 들게 한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