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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닥토닥 서재의 책과 일상
BOOK

만화로 쉽게 보는, 3분 철학|서양 고대 철학편

by 토닥토닥서재 2021. 12. 11.

몇 년 전에 인문학 독서가 유행했다. 잘 안 보던 인문서를 찾아 읽었다. 인문서가 기본이라 해서 논어니 철학이니 하는 것을 일부러 봤었다. 솔직히 재미는 없었다. 철학은 모든 학문의 베이스라고 하지만 철학자의 깨달음을 동감하기란 뜬구름 잡기 같다. 나는 조선에 태어났으면 실학자였을거다. 실용적이지 않은 학문은 기본만 배우고, 백성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실학을 연구했을 것 같다. 장영실, 정약용, 정조 임금은 존경하는 인물이다. 사는 것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학문을 하여 백성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내가 왕비였다면 더욱 힘을 발휘하여 궁궐의 불필요한 절차는 없애고, 여성들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조례를 제정하여..... 어어 생각아 너 너무 나갔어, 드루와.






오늘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철학책 한 권을 펼쳤다. 그림이 많아 맘에 든다. 철학이란 무엇인가부터. 철학은 지혜의 학문이다. 영어로 필로소피(Philosophy)라고 한다. 지혜를 뜻하는 소피아(Sophia)와 사랑한다는 뜻의 필리아(Philia)가 합쳐진 단어다. 즉, 지혜를 사랑하는 학문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왜 철학을 알아야 할까?


지혜롭다, 슬기롭다는 것은 당장의 쓸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혜로운 마음과 슬기로운 태도는 당장 밥을 사 먹거나 은행 이자를 불리는 문제에 실용적인 해답을 주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가 어떤 역경에 부딪쳤을 때 더 다른 관점을, 그리고 더 넓은 시야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단지 배우고 익혀서 어딘가에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이 아닌, 보다 슬기로운 길을 알아가기에 적합한 태도의 학문이다.



 

그중에서 서양 고대 철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고대에 시작된 철학적 질문들이 모든 학문의 토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세상이 무엇에서 시작되었까?라는 질문에 대해 다양한 대답을 던졌다. 불, 물, 공기... 그런 다양한 답이 나왔다. 이것을 '자연철학'이라 부르는데, 이 학문은 훗날 과학의 토대가 되었다. 지금보다 발전한 것이 거의 없던 시대에, 철학자들은 자유로운 두뇌를 사용해 존재론에 대해 사유하고 논리적인 사고의 체계를 잡았으며 도덕의 기초를 완성했다. 고대 서양 철학을 이해하는 것은 모든 학문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베이스가 되어준다.

 



철학이 무엇이고, 우리는 왜 그것을 알아야 하는지 간단히 정리해보았다. 생각할 때 좀 더 슬기롭게 인간과 사물을 바라보고 그러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 이것이 철학의 태도이다.

하지만 철학을 배울 때는 막막하고 어려움을 느낀다. 작가는 독자의 이런 마음을 알고, 각 철학자의 대표 개념을 만화로 쉽게 전달한다. 작가의 고민과 노력이 재미있는 '만화로 보는 3분 철학'책을 탄생시켰다.

 


수를 숭배한 피타고라스, 역설의 철학자 제논, 유토피아를 꿈꾼 플라톤, 삼단논법을 정리한 아리스토텔레스 등 서양 고대 철학 편에는 11명의 철학자가 나온다. 그중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한 소크라테스 부분이다.

 

지행합일을 주장한 철학자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가 살았던 시대 아테네는 전쟁이 많았다. 소크라테스는 네 차례나 군인으로 전쟁에 참가했다. 철학적 사고만 파고든 사람인 줄 알았는데 네 번이나 전쟁터에서 싸운 군인이었다니, 반전매력의 소유자였다. 그는 용감했고 동료들을 위해 희생하는 모범적인 군인이었다. 양심에 따라 옳은 일을 하고 명령과 질서를 지키는 군인 정신은 철학에 대한 그의 마음가짐으로 이어진다.

 

이런 일화가 있다. 소크라테스의 친구 중 카이레폰이라는 사람이 신탁(신전에서 얻은 해답이나 예언)을 얻기 위해 델포이 신전을 찾았다. '아폴로 신이시여, 소크라테스보다 현명한 자가 세상에 또 있을까요?'라는 물음에 '없다'란 대답을 듣게 된다. 신전을 내려와서 소크라테스에게 이 말을 전하는데 소크라테스는 기뻐하지 않고 오히려 그럴 리가 없다며 화를 낸다. 그러나 신의 대답을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직접 사실인지 알아보러 길을 떠난다.

그는 아테네에서 현명하다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질문을 한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무지했고 자신이 무지한 것조차 모르는 것에 소크라테스는 실망한다. 소크라테스는 겸손하고도 건방진 결론에 도달한다.

난 내가 무지하다는 사실 하나는 제대로 알고 있어.
그런 점에선 내가 제일 현명하다는 신탁이 맞은 거야.

자신이 무지하다는 걸 깨닫는 그 순간이 바로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출발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소크라테스는 질문과 대화를 통해 사람들이 무지를 깨닫고 좀 더 진지해지기를 바랐다. 자기가 아는 상식에 대한 의문과 반성이 있어야 참 지식을 얻는 것이라며 '너 자신을 알라'라는 것을 대화법을 통해 설파하게 된다.

소크라테스의 철학에는 지식과 도덕이라는 큰 주제가 있다. 이 두 가지는 함께 엮여 있으며, 도덕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선과 악을 잘 알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지하고 지혜롭지 않은 사람은 도덕적인 삶을 살 수 없다. 자신이 아는 도덕적 지식을 실천하고 철학자가 어떤 행동과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 실천한 사람이다.

 

 

 

만화로 보는 3분 철학을 읽고서


중학교 도덕 시간이었다. 갓 교사로 임용되어 온 남자 선생님은 여중생들 앞에서 당당하려고 애쓰셨다. 아이들의 짓궂은 장난에 절대 휘말리지 않으리라 결연한 표정으로 매시간 수업에 들어오셨다. 내 기억에 그 선생님이 가르쳐주셨던 철학수업이 내가 처음 접한 철학이 아니었을까. 옅은 남색 정장을 입고 정색한 표정으로 또박또박 말하셨던 모습이 떠오른다.

 

오래전부터 알았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철학. 한 챕터에 3분씩 만화 속에서 철학자들이 이야기한다. 읽다 보면 저절로 서양철학사의 개념을 잡을 수 있다. 수학과 자연과학 등의 학문으로 발전하게 된 시작에 철학이 있었다. 지금은 많은 정보와 넘치는 볼거리로 핸드폰을 터치하는 손놀림이 빠르다. 단편적이고 일시적인 눈앞만 보았지 무엇인가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있었던가. 의문과 반성을 해본다. 쫑.

 


 

까칠한 벨라의 한마디: 철학은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당신.

다정한 벨라의 한마디: 철학자의 사상을 만화로 일목요연하게 요점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