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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일상, 리뷰, 드럼

드럼을 배우다 16

by 토닥토닥서재 2022. 4. 29.

차 트렁크 정리하다 수업 시간이 넘은 줄도 몰랐다. 공장에서 수리를 마치고 나온 차에 옮겨 두었던 짐을 넣는 참이었다. 얼마 전 주차장에 세워 둔 차가 난데없이 받쳐서 주차공간 뒤 2m 인도까지 밀리는 사고를 당했다. "차 사고 났어."라는 남편의 톡을 회사에서 봤다. 카톡으로 보내온 사진에는 보닛이 꺽쇠 모양으로 구부러지고 앞 범퍼가 심하게 파손된 모습이었다. 어이가 없었다. 어머니 집을 찾아온 딸이 운전미숙으로 일으킨 사고였는데, 차는 대물로 보험처리만 되었다. 가해자로부터 미안하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트렁크 정리하면서 또 울화통이 치밀어 올랐다.

목례를 하고 맨 끝자리에 앉았다. 연습용 드럼패드를 자리 앞에 설치하고 가볍게 손을 풀었다. 마음이 조금 진정되는 것 같았다. 순서가 되자 책을 들고 드럼 앞으로 갔다.

"자, 여기 6번을 해볼게요. 필인 부분을 한 번 보고 시작~" 필인은 무난히 잘 넘겼다. 그다음 페이지로 넘어갔다. 지난 시간에 한번 배운 곳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해보겠습니다." 6줄의 악보가 있는 부분이었다. 휴~ 심호흡을 크게 한 번 하고 시작했다. 손 위치와 박자 맞추는 것을 신경 쓰자 생각하면서.


 

여기까지는 무사히 잘 넘겼다. 차례를 기다리면 연습한 보람이 있었다.

 

 

다음 이어지는 3줄, 맨 마지막 악보에서 삐끗했다. 손 위치를 헛갈렸다. 다시 했고, 틀리지 않고 넘어가자 강사님이 다음 페이지를 넘기셨다.

 

"자, 여기를 해볼게요. '당신을 사랑받기 위해' 이 노래 아세요?" 네 라고 대답했다. X 표시가 하나 있는 부분은 하이햇 심벌을 치는 것인데 X가 위아래로 나란히 2개가 있는 음표가 있었다. "이건 스네어 드럼에 채를 이렇게 갖다 대고 손목을 떼었다 붙였다 하며 치는 겁니다. 채는 이 정도 길이로 드럼 밖에 두고 탁탁탁 맑은 소리가 나도록 칩니다." 아, 이것이 그런 표시였구나, 오늘 또 새로운 걸 배웠다. 손목은 드럼에 붙이고 채를 북 끝에 친다, 재밌는 주법이다. 악보 아래에 1~8마디 스네어: 크로스 림샷이라 쓰여 있다. 크로스 림샷에 대한 것을 찾아봐야겠다. 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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