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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일상, 리뷰, 드럼

드럼을 배우다 14

by 토닥토닥서재 2022. 4. 8.

서둘러 외출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패드가 들어있는 무거운 가방을 들쳐 메고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렸다. 주중에 연습을 한 번도 못했는데 오늘은 어떻게 넘어갈지 걱정이 되었다.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자 빠르게 건너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끝에 빈 의자가 하나 남아 있었다. 이미 수업은 시작되어 강사님께 목례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패드 조립을 해서 앞에 놓고 화이트보드에 있는 8분 음표, 16분 음표를 연습했다. 오늘은 7명이 왔다.

마지막이 내 차례였다. "자 우리 노래에 맞춰본 적 있던가요? 오늘은 노래에 맞춰서 한 번 해볼게요." 조금 떨렸다. 집에서 한 번 노래에 맞춰본게 전부였다. 강사님은 핸드폰으로 '마법의 성' 노래를 찾아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자 여기 마디는 쉬고 하나 둘 셋~" 다행히 첫 박은 놓치지 않았다. 스피커에 연결된 음악 소리에 박자를 맞춘다고 생각했는데 좀 빨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강사님이 스틱으로 박자를 맞춰 주셨다. 그러다가 '저하늘을 날아가도 놀라지 말아요' 이 부분에서 박자를 놓쳤다.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괜찮아요. 이 정도면 잘했어요." 안 틀리게 하고 싶었는데 노래하고 맞추니 혼자 할 때와 다르게 박자가 느려졌다 빨라졌다 한다.

 


"자 이제 여기를 한번 해볼게요." 강사님의 페이지를 쓱쓱 넘겼다.

 


"이건 스네어드럼, 이건 그 옆에 있는 스몰탐탐, 이건 그다음에 있는 미들탐탐, 이건 그 옆 탐탐을 치는 겁니다."


"R은 오른손, L은 왼손. 그렇죠. 번갈아 가며. 그리고 여기는 R이 먼저."

 

또 땀이 났다. 음표의 위치에 따라 치는 탐탐이 달랐다. 3개의 탐탐을 연달아 치기가 어려웠다. 오른손 채와 왼손 채가 허공에서 부딪치기도 했다. 집에 와서 스네어드럼에 주황색, 스몰탐탐에 파랑, 미들탐탐에는 노랑, 플로어 탐탐에는 초록색을 칠해 주었다. '너희들끼리 부딪치면 안 돼.' 색칠한 음표를 보며 이름도 예쁜 탐탐들에게 우리 잘해보자고 말해본다. 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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