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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일상, 리뷰, 드럼

드럼을 배우다, 첫 수업

by 토닥토닥서재 2022. 1. 9.

일요일 오후, 드럼을 배우러 집 근처 문화센터에 갔다. 오늘은 그 첫 시간, 두근두근 설렘 반 걱정 반으로 강의실 문을 열었다. 큰 창문 앞에 오후의 햇살을 받고 있는 드럼이 반짝거린다. '너무 멋있는걸!'

 

사전에 안내받은 사이트에서 구입한 드럼 패드를 꺼냈다. 파란색 연습 패드와 만원 더 주고 산 스탠드 그리고 스틱을 꺼냈다. 가방은 음악 선생님이 주셨다. 쓰던 건데 필요하면 주겠다 하셔서 감사히 받았다.

"오 스탠드가 좋아보이는데요. 제가 알려드린 사이트에서 사신 건가요?"
"아, 네. 좀 더 튼튼해 보이는 걸로 옵션 선택해서 샀어요."

 



처음이라 강사님이 스탠드 높이를 조절해주셨다. 패드의 나사를 끼워 돌리니 나지막한 연습 패드가 만들어졌다. 수강생들이 하나둘 들어오고 인사를 한다. 겨울학기 첫 시간, 내 동급생은 초등학교 2학년 남자아이 2명이다. 둘러보니 내 또래인듯한 남자분 한 명, 중학생 자녀와 같이 온 아버님, 그리고 초등생 몇 명이다.

"오늘은 첫 시간이니 스틱 잡는 것부터 배우겠습니다. 자 스틱은 손에 이렇게 쥐고, 스틱 끝으로 가볍게 통통 패드를 칩니다. 팔은 가만히 고정하고 팔목을 이용하세요."

오른손, 왼손을 번갈아 가며 같은 높이로 치는 연습을 했다. 오른손 50번, 왼손 50번, 같이 50번, 번갈아 50번 패드를 쳤다. 오른손에 비해 왼손이 힘이 덜 가고 높이가 낮아 신경을 써야 했다. 오른손 50, 왼손 50 , 같이 50, 번갈아 50, 그리고 다시 오른손, 왼손, 같이, 번갈아, 또다시.

 

한 남자분은 혼자 연습을 하다가 강사님이 부르자 드럼 앞에 앉았다.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 노래가 스피커에서 나오자 바로 드럼을 치기 시작했다. 챵챵 쿵쿵 챙 하는 소리와 함께 내 가슴도 쿵쿵거렸다.


나란히 앉은 9살 안경 낀 남자아이는 사뭇 진지하다. 흐트러짐 없이 강사님이 알려준 대로 따라 한다. 그 옆 학생도 숫자를 세며 열심히 친다. 모자 속 머리가 뜨뜻해지는 것 같았다. 계속 탕탕탕탕, 무념무상 속에 한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