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동 먹자골목에서 밥을 먹고 시원한 곳을 찾아 태극당에 들어갔습니다.
1946년에 명동에 처음 설립되어
맛과 전통을 이어온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입니다.
여기 장충동으로 이전한 것은 1973년이라고 해요. 큰 문을 밀고 들어가니 전체적인 인테리어가 우드풍이고 전면 벽면에는 철판에 양각화가 있어 예스러운 분위기입니다. 어르신부터 아이까지 카페 손님의 연령층은 다양합니다. 오래된 빵집이라 어르신들의 추억이 묻어 있는 곳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삼삼오오 모여서 그 시절처럼 빵과 우유와 커피를 드시며 담소하는 모습이 여러 테이블 보였습니다.
가운데 구멍이 있는 도너츠를 보니 어린 시절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도넛이 생각났습니다. 밀가루 반죽을 쟁반에 얇게 편 뒤에 주전자 뚜껑으로 원 모양을 내고 작은 잔으로 가운데 구멍을 내서 노릇노릇 튀겨주셨던 할머니. (할머니, 보고 싶어요. 잘 계시죠?)
태극당의 스테디셀러 1등은 바삭바삭 모나카 껍질 안에 포근포근 찐한 우유맛 아이스크림이 들어있는 모나카 아이스크림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속이 꽉 찬 단팥빵이고, 신선한 야채샐러드가 들어있는 야채사라다빵이 그 뒤를 잇습니다. 고방카스테라, 슈크림빵, 수제 사과잼이 들어있는 촉촉한 카스테라 로루케이크, 버터빵, 전병, 그리고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버터케이크가 잘 팔린다고 해요. 분홍색 장미꽃이 초록 잎사귀에 둘러싸인 케이크를 보니 어렸을 때 먹었던 케이크가 떠오르더군요.
1층에는 여유 자리가 없어서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창가쪽과 가운데 널따란 테이블 자리가 보였습니다.
등장식이 화려한 의자를 골라 앉았습니다.
태극당은 1946년에 명동에 처음 생겼습니다. 그 때는 양갱, 사탕류, 전병, 월병, 카스테라가 주메뉴였죠. 1960년에는 경기도 남양주에 약 10만여 평 규모의 목장을 운영하며 여기서 매일 공수한 신선한 우유와 달걀로 빵을 만들었어요. 연표를 따라 죽 읽다 보니 박 대통령이 선진 낙동 기술을 답사하기 위해 농축원을 방문했다는 것도 보이네요. 이 목장은 2013년에 국토 부지로 수용되었다고 합니다. 2016년에는 태극당 70주년이었고, 현재 을지로, 인사동, 평촌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태극당 팥빙수를 주문했습니다.
팥빙수 10,000원, 코코아롤 3,500원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달콤한 느낌이 팍 왔습니다.
빨간색 딸기모양 젤리를 화룡점정처럼 얹고 나온 비주얼이 카메라 셔터를 마구 누르게 합니다.
후르츠 칵테일에서 나온 파인애플, 사또밥 같은 과자들, 달달한 팥과 연유를 쓱쓱 머무려 한 숟가락 가득 퍼서
입안에 넣었더니
음~~
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과자 중의 과자'
태극당의 모토에서 자부심과 위풍당당함이 느껴집니다.
오랜 전통과 맛을 간직하고 있는 태극당,
맛있는 빵집으로 오래도록 이 자리에서 건재하기를 바라봅니다.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운 태극당에서의 힐링 타임이었습니다. 쫑.
서울시 중구 동호로 24길 7(장충동 2가, 태극당) 1층
02-2279--3152
3호선 동대입구역 2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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