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토닥토닥 서재의 책과 일상
BOOK

담백한 일상을 꾸리는, 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

by 토닥토닥서재 2021. 9. 6.

나는 9개의 국가기술자격증과 민간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20대 때부터 하나씩 모은 거다. 그중 2019년에 정리수납전문가 자격증을 땄다. 한창 미니멀 라이프에 대해 관심을 갖다가 자격증까지 도전한 것이다. 그 후로도 미니멀 라이프 관련 책을 틈틈이 읽고 하나라도 실천해보려 노력한다. 이 분야도 한번 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주 업데이트를 해줘야 한다. 이 책도 그런 선상에서 고른 것이다.

 

 

담백한 일상을 꾸미는 미니멀리스트, 신미경 작가.  '구멍난 통장, 망가진 건강으로 고생했던 과거가 있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길을 잃었을 때 무작정 시도한 미니멀 라이프에서 답을 찾고 오랜 시간이 흘렀다. 이제 '적게, 바르게'라는 자신만의 기준이 담긴 최소 취향으로 하루를 채우고 있다.' 

 

 

최소 취향이 만든 균형 잡힌 일상

 

 

물건 개수와 정리정돈에 초점을 맞춘 미니멀라이프 관련 책이 더 이상 아무런 영감을 주지 못할 때, 에리히 프롬의 저서 『소유냐 존재냐』는 큰 울림을 주었다. 소유물(사회적 지위, 재산 등)과 자신을 동일하게 여기는 현대인의 좌절을 깊이 사유할 수 있다.

 

나는 아직 미니멀라이프 책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 이렇게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다니, 이런 깨끗하고 정돈된 집을 만들려면 얼마나 부지런한 거야 등 감탄과 존경의 대상이다. 작가는 서점과 도서관을 배회하며 책을 읽는 서적 병(Books Disease)이란 지병이 있다 말한다. '책을 더 읽고 싶다', '아, 신선한 책을.....' 하며 책을 갈구한다고. 나의 독서력은 한참이고, 아직 미니멀라이프 책을 더 탐하지만 작가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는 『소유냐 존재냐』는 한번 읽어보고 싶다.

 

앞으로 계속 가져갈 자신만의 생활 철학을 만든다. 나는 '적게 가지고 바르게 생활하기'다. 가훈이나 신조 삼아서 되새길법한 것이 좋다.

 

"나에게 있어 현실적인 최소 취향이란 삶의 질을 커다란 집, 멋진 물건, 호화 여행에 두지 않는 삶이다. 잘 자고, 질 좋은 음식을 먹고, 깨끗하게 관리된 옷을 오래 입으며, 늘 책을 읽고 어쩌다 적당한 가격의 좌석에서 보는 공연으로 충분히 만족하는 최소 수준의 우아함이다." 라는 말이 '적게 가지고 바르게 생활하기'를 잘 나타내 준다. 가만 보면 이건 그냥 일상일 수도 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입는 것, 그것에 대해 이렇게 의미를 부여해 본 적이 있었던가. 작가의 말을 들으니 평범한 일상을 바르게 잘 꾸려나가는 것부터 점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뭘 고쳐야 할까?

 

무절제한 생활을 버린다. 내키는 대로 먹고 아무 때나 자고 관리되지 않은 몸으로 살아가기엔 앞으로 남은 시간이 아깝다. 사람은 언제든 죽을 수 있지만, 마지막까지 나를 존중하는 방법은 건강한 몸과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 과정이다.

 

앗, 뜨끔했다. 2차 백신을 맞느라 매일 가던 수영도 쉬고, 금토일 연휴를 무절제 비슷하게 보내는 중이었다. 매일 실천한 것을 기록하는 스몰스텝 표의 표시는 듬성듬성하고, 식사도 아무 때나 먹고 있었다. 관리되지 않는 몸은 나도 원치 않는다. 이러다 나태 지옥에 빠지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된다. 일요일 오후,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보자.

 

작가는 생활, 건강, 일, 지성, 감성처럼 자신의 삶을 이루는 영역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했다. 나 또한 그렇다. 필요 이상의 물건을 쌓아 두어 에너지를 뺏기지 않기로 했고, 수시로 정리 정돈하고, 좋은 옷을 골라 입고, 좋은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한다. 얼마 전 연수가 있어서 비대면 강의를 들었는데 강사가 20여 개의 단어를 주면서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어를 5개 골라 순위를 매겨 보라고 했다.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는 단어는 원의 크기가 점점 커졌다. 사랑, 행복, 건강, 가족 같은 단어들의 크기가 컸다. 나는 1순위에 '배움'이란 단어를 올렸다.

 

'적게, 바르게'

 

물건에 에너지를 빼앗기지 않자 내 몸과 마음을 편안히 돌보는 데 신경을 쓴다. 친절과 긍정을 가져온 운동과 좋은 식사, 규칙적인 생활이 이어지는 이유다. 생활과 건강에서 최소 취향이 확고해진 뒤 내가 집중하는 건 배움, 머릿속에 든 건 아무도 빼앗아 갈 수 없고 평생 가져가는 거라 하지 않았던가. 물건보다 경험을, 경험보다 배움과 깨달음을 얻으며 충만함을 느낀다.  

 

처음 읽었을 때는 맞아 맞아하면서 동질감을 느꼈다면, 블로그에 글을 쓰기 위해 다시 읽었을 때는 다독가의 본받을 만한 담백한 삶이 느껴졌다. 나의 부족한 독서력과 생활 태도를 점검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관심사가 지나치게 많아 버겁다면 덜어내는 시간을, 의욕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면 조금의 들뜸을, 또 나처럼 자신의 취향을 정돈하는 시간을, 이 책을 통해 가져 보는 건 어떨까. 하나라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면, 어제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