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토닥토닥 서재의 책과 일상
운동, 일상, 리뷰, 드럼

[강화도 전등사] 강화도 여행 | 서울 근교 드라이브 | 가을 가볼만한 곳

by 토닥토닥서재 2022. 11. 12.

휴일 아침, 구름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입니다. 어제보다 다소 내려간 기온에 옷을 한 겹 더 껴입고 강화도 전등사로 향했습니다.

오전 8시, 티맵으로 위치를 잡았습니다. 28대가 가는 중이라고 뜹니다. 조금 지체한다 싶으면 여지없이 막히는 길이라 6시 반부터 일어나 준비를 했습니다. 아이들 일어나면 먹을 아침밥을 새로 짓고, 냉장고에 데워 먹을 것을 메모해 붙여두었습니다. 식탁 위에는 '밥 꼭 먹어. 엄빠(엄마아빠) 강화도 전등사에 가서 기도드리고 올게.' 하고 큼직막하게 써두고 나왔습니다.

1시간 반 채 안 걸려 도착했습니다. 주차장은 한산했고, 부지런한 탐방객들이 여러 명 보입니다. 아침 산 공기를 흡~ 깊게 마셨습니다. '아, 나무 냄새~ 그래, 이거지.'


토닥토닥서재1,2 / 전등사 남문

 

 

낙엽 밟을 일이 없었는데 여기 오니 사각사각 소리가 귀를 간지럽힙니다. 봄여름 나무와 한몸이다가 제 소명을 다하고 떨어진 낙엽은 마지막까지 땅에서 베풉니다. 사람과 자연 모두에게 말이죠.

 

남문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5분여 걸어 올라가면 남문이 보입니다. 아치형 문에서 아침 햇살을 등지고 사진 한장을 찍었습니다. 제 실루엣이 밝은 배경과 대비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넉넉한 옷을 입고 오길 잘했습니다.

 

주차료 2,000원

입장료 어른 4,000원

 

 

토닥토닥서재3 / 올라가는 길에 있는 찻집

 

 

산사 안에 있는 찻집이 보였습니다. 시간이 되면 창 밖 풍경을 보며 향 좋은 국화차를 마시면 좋겠습니다.

 

 

토닥토닥서재4 /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

 

 

이태원 참사로 가슴 아픈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참사 2주전, 이태원 축제 때 간 곳이라 그 거리가 생생했습니다. 원인규명 없는 애도기간, 책임이 없다고 말하는 관료들, 외신기자 앞에서 웃는 총리, 질서유지를 위한 경찰기동대가 없었던 진짜 이유.. 국민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는 나라가 나라인 건지.

 

 

토닥토닥서재5 / 전등사

 

 

발걸음을 옮겨 전등사 절 마당에 들어섰습니다. 빨갛고 노란 국화 무더기와 갈대가 가을의 정취를 더해줍니다. 곳곳에 어린 왕자 조각품이 있었는데, 유서 깊은 고찰에 어울리지 않아 보였습니다. 억지로 갖다 붙인 듯한 불쾌한 느낌도 들었구요. 어떤 의미를 부여했는지 조각품마다 짧은 설명이 있긴 했지만, 전등사 고유의 기품이 반감되는 기분은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ㅁ 강화도 전등사

강화도 전등사는 381년 고구려 소수림왕 11년에 창건되었습니다. 1259년 고려 고종 때는 경내에 임시 궁궐을 짓고 나라와 왕실의 안위를 도모했다고 해요. 1621년 조선 광해군 때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전각 복원불사를 완공하였고, 1678년 숙종 때 선원보각을 건립하여 <조선왕조실록>등을 보관했습니다.

 

1866년 고종 3년, 병인양요 때 양헌수 장군 휘하 군사들이 정족산성에서 프랑스군을 격퇴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병인양요:

고종 3년(1866년), 천주교 신자 8천여 명과 프랑스인 신부 9명을 처형한 병인박해에 항의하러 들어온 프랑스와 조선이 싸운 전쟁. 병인양요는 병인년에 양이(서양 오랑캐)가 일으킨 소요라는 뜻.

 

 

 

토닥토닥서재6 / 전등사 보호수 / 느티나무

 

오랜 역사를 가진 절답게 국가보물  5개와 국가사적 1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가보물: 대웅보전(제178호), 약사전(제179호), 범종(제393호), 대웅보전 목조삼존불(제1785호), 명부전 지장보살삼존불 및 사왕상 일괄(제1786호)

국가사적: 삼랑성(제130호) 

 

전등사 보호수인 이 느티나무의 나이는 약 400년입니다. 높이는 20m이구요. 조선 광해군 때 화재로 소실된 고찰을 1615년에 재건하였는데 그때 바람을 막고 외부로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풍치목으로 심었다고 추정됩니다. 대웅전 뜰 앞에서 주변의 나무들과 조화를 이루며 운치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토닥토닥서재7 / 전등사 북과 목어

 

 

절에서 볼 수 있는 나무물고기, 목어(木魚)는 속을 파내어 양쪽의 벽면을 두들겨 소리를 내는데 물속의 중생을 제도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독경을 하는 스님이 두드리는 목탁도 물고기를 본뜬 것입니다.

 

사찰 규범의 지침서로 삼고 있는 「백장청규(百丈淸規)」에 '물고기는 밤낮으로 눈을 감지 않으므로, 수행자로 하여금 자지 않고 도를 닦으라는 뜻으로 목어를 만들었으며, 또한 이것을 두드려 수행자의 잠을 쫓고 정신 차리도록 꾸짖는다.'라고 쓰여있습니다. 불교의 수양 정신이 잘 나타나 있죠.

 

 

토닥토닥서재8 / 전등사 대웅전

 

 

대웅전 부처님께 소원성취 기도를 드렸습니다. 두 손을 합장하고 소원을 간절히 들어주시길 원한다고 말씀드린 뒤에 마무리를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아멘" 

 

어이쿠, 부처님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세요라고 얼른 덧붙였습니다^^;; 

 

 

토닥토닥서재9 / 전등사 뒷 언덕에서 바라본 모습

 

 

휘적휘적 걷다보니 전등사 뒤편에 다다랐습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전경이 아침햇살을 받아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토닥토닥서재10 / 단풍잎 놀이터

 

 

깨끗하고 맑은 물을 한참 들여다보았습니다. 동전이 얼마쯤 될지 계산도 해보구요, 잔잔한 수면 위를 떠다니는 나뭇잎을 만지고도 싶었지만.. 그건 하지 않았습니다.

 

 

토닥토닥서재11 / 전등사 은행나무

 

 

유명한 전등사 은행나무입니다. 황금빛 자태를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못 봐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허나 600살이 넘는 신령스러운 은행나무가 하는 일을 일개 사람이 어쩌겠습니까. '있는 그대로 보거라' 말씀을 들어야죠.

 

 

토닥토닥서재12,13 / 전등사의 가을

 

 

가을의 정취를 더해주는 갈대는 방문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너도나도 사진을 찍습니다. 길 한켠에서 발견한 수국 한 무더기가 반가워 저도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꽃송이에 얼굴을 맞대고 찍을까도 했지만 예쁜 수국과 너무 비교될 것 같아서 꽃만 담기로 했습니다.

 

 

 

 

 

강화도 전등사는 익숙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곳입니다. 절에 오르는 길과 절마당, 목탁 소리, 스님의 불경 외는 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소리가 생각을 정리하고 복잡한 마음을 차분하게 해 줍니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강화도 전등사의 가을을 만끽하며 멋진 추억을 만드시면 좋겠습니다.  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