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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닥토닥 서재의 책과 일상
BOOK

여자가 운동을 한다는데

by 토닥토닥서재 2021. 5. 21.

운동 못하는 스포츠 기자가 만난 운동하는 여자들
이은경 지음, (주)출판사 클, 1판 1쇄 2020.4.16.

안녕하세요, 토닥토닥서재에서 책 읽어주는 벨라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스포츠 기자가 만난 각계각층의 운동하며 사는 여자들의 메시지로 엮은 <여자가 운동을 한다는데>입니다. 제목을 보고 궁금해서 읽었는데요, 한국 여자들의 현실 속 일상에서의 운동은 어떤것이며 지향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인 쿠베르탱 남작은 1986년 제1회 올림픽을 만들면서 여성은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고 합니다. 고대 올림픽에 남성들만 참가 가능했듯이 근대 올림픽도 남성들만 참가해야 한다 주장한 것이지요. 쿠베르탱은 여성이 스포츠에 참가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추하며 상스럽다"며 "올림픽은 남성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올림픽에서 여성의 역할은 승리한 남성을 위해 환호하고 열광하는 보상수단"이라고 말했습니다.

처음부터 여성이 남성에 비해 스포츠를 접하는 기회를 얻기 어려웠고 기울어진 운동장이었습니다. 이후 편견을 없애는 변화된 흐름 속에서 인식이 바뀌고 여성 스포츠인들의 기량이 발전하여 각종 대회에서 성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시 생활스포츠 얘기로 돌아와서, 우리 주변에는 문화센터, 체육센터, 사설 운동학원 등 운동할 수 있는 시설이 많습니다.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은 대체로 한정적인데 그 이유는 여성 생애주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운동은 여성 생애주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보통의 한국 여자들은 어린 시절에는 활발하게 몸을 움직이면서 체육활동과 놀이를 구분하지 않고 즐기다가 2차 성징이 나타나면서부터 운동을 기피하기 시작한다. 내가 몸을 움직이는 것을 이성 친구나 선생님, 다른 사람이 보는 게 부끄럽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20대에 접어들면서 운동보다 다이어트, 근육을 만드는 것보다 날씬해지는 것에 훨씬 더 집중한다.  그 이후 운동에 가장 취약한 시기를 겪는다. 출산과 육아로 운동을 따로 할 여유가 없어진다. 출산을 하면서 몸 자체가 운동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망가지기도 한다. p23-24 요약 

 

40대 중반 이후 자녀를 어느 정도 키워놓고 나서야 운동을 시작하고, 60대 이후에는 생존을 위한 운동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갱년기를 잘 넘기기 위해서, 몸이 아프기 전에, 또 건강이 안 좋았던 경험이 있어 더 악화되지 않기 위해 운동을 합니다. 반면 또 많은 여성들은 운동이 어렵고 하기 싫습니다. 그 이유는 다양합니다.

운동을 하겠다는 마음은 수만 번씩 먹지만, 막상 운동을 하려면 그게 쉽지 않다. 오늘은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미세먼지가 많아서, 비가 와서, 생각해보니 할 일이 좀 많아서,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운동하면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아서, 내일부터 제대로 하면 될 것 같아서, 그래서 우리는 운동을 하지 않는다.
- 운동이 싫은 여자들 중에서 p83

 

몸을 움직이고 운동하는 즐거움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재미없어서 운동 안 하는 여학생들

내가 운동을 잘 못하기 때문에 재미없다고 느끼고 그래서 위축되고 자신감이 떨어진다. 내 플레이에 자신감을 갖지 못한 채 '나만 폼이 엉망이다'라고 생각하고, 팀 스포츠를 즐기기보다는 '나 때문에 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하면서 더 움츠러들게 된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잘하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자신감이 없고 위축되면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할 수가 없다. p71

 

이어지는 페이지에 여성이 운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과 교육현실이 나와있습니다.

 

여자들은 어릴 때부터 운동 경험이 적다, 그만큼 이겨본 적도, 져본 적도 별로 없다 직접 경험하는 대신 이러한 승패의 경험을 대리체험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남학생, 남자 동료들)의 경기, 프로 선수나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한국 분위기상 이러한 대리 체험은 승리지상주의에 길들여져 있다 지나친 성적 추구, 엘리츠 스포츠 위주 정책, 한국 특유의 지나친 경쟁 구조 탓이다. 지는 것은 곧 나쁜 것이다, 최고가 아닌 사람은 운동할 가치도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운동을 못하기 때문에 할 자격이 없다는 자기비하를 내재하게 만든다.


그러나 스포츠에서는 기량이 모자라 패배하는 것도 스포츠를 구성하는 중요한 일부분이라 말합니다. 패배하더라도 꾸준히 도전하는 자체로 승리 이상의 높은 가치로 인정받는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체육 시간을 통해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은 '운동 잘하는 법'이 아닌 '내 수준을 인식하고 거기에 맞춰서 할 수 있는 운동 방법'을 못 배웠다는 것입니다.

 

운동에 성공한 여자들보다 운동하려다 망한 여자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왜 멋지게 운동하면서 멋진 인생을 살고 싶은데 운동을 하려다가 늘 망하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인터뷰 이어집니다. 체육교사, 여고생, 직장인 라크로스 선수, 피트니스 선수,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박사, 사회인 야구팀, 테니스 동호인, 70대 수영 동호인, 카누 국가대표 선수, 팟캐스트 '말하는 몸' 기획자.

 

"운동은 곧 몸이다"

 

흥미를 가지고 운동을 즐기는 사람도 많지만 대부분은 운동을 통해 남들한테 멋지게 보이는 몸을 만들고 싶어합니다. 운동을 그런 욕망을 이루는 도구로만 사용되어야 하는지 묻고 있습니다.

 

스포츠를 통해 누구나 즐길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 책의 메시지를 새기며 마지막 이 부분을 다시 읽어 봅니다.

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