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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닥토닥 서재의 책과 일상
BOOK

미래공부

by 토닥토닥서재 2020. 12. 3.

미래공부

박성원 지음

글항아리

1판1쇄 2019.8.5.

1판2쇄 2019.10.7.

 

안녕하세요, 벨라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2017년 세계미래학연맹에서 수여하는 '탁월한 젊은 미래학자상'을 받았고, 현재는 국회미래연구원에서 중장기 국가 미래전략을 연구하고 있는 박성원님의 <미래공부>입니다. 미래학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어떤 개념인지 또 우리에게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미래보다 현재가 더 중요하고, 되지도 않을 꿈을 꾸느니 현재에 집중하는 삶을 추구한다는 것이 요즘의 세태라지만 이는 미래와 현재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불안'은 현대인의 마음 상태를 나타내는 주요 키워드인데 , 불안은 '미래의 나 future-self'를 떠올릴 때 일어나는 현재의 걱정이자 위기의식이다. p11

 

그렇습니다. 미래를 생각하면 무지갯빛 행복보다 회색빛 불안, 걱정이 앞섭니다. 그동안 욜로(YOLO,You Only Live Once)라 하여 인생은 오직 한 번뿐이니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라 하고, 지금은 코로나-19로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니 오늘을 즐기자, 지금이 중요하다 합니다.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는 역사상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회초년생은 높은 실업률과 감당하기 어려운 부동산 가격으로 취업과 결혼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N포 세대라 불려지기도 하구요. 이런 사회 속에서 미래에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고 준비가 부족하여 불안하기만 합니다.

 

미래학은 전례가 없는Unprecedented, 불확실한Uncertain, 원하지 않았던Unwanted 변화와 당면하게 되는 어려운 점을 가지고 있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첫째 역사적 사례를 찾기 힘든 새로운 현상을 연구한다는 점, 둘째 그 현상이 일어나는 사회는 매우 복잡하게 연결되어 많은 분야로 연쇄적 반응을 일으켜 결과가 매우 불확실하다는 점, 마지막으로 이런 변화는 현세대가 원하지 않으며 이해와 상충한다는 점입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명분으로 현세대의 희생을 요구할 경우, 어떤 사회도 이런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없는 것이지요. 당장의 이익은 크게 보이고, 먼 이익은 작게 보이는 법이니까요.

 

이런 전례가 없고 불확실하며 원하지 않은 미래와 마주 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매우 대담하고 창의적인 대응을 요구하게 됩니다. 책에는 이에 대해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보는 훈련 하기, 청소년에게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내 인생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사고 실험 thought experiment 해보기가 그것입니다. 내가 새로운 분야에서 잘할 수 있는지 되풀이해서 묻는 방랑의 시간을 가지라며 과거의 틀에 갇힌 좁디좁은 세상에서 벗어나 보라 말합니다. 또한 역으로 생각하는 습관, 대안을 모색하는 태도, 스스로의 언어를 찾으려는 노력을 통해 무엇을 얻어야 하는지,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도 하네요.

 

 

'개인도 소득이 아닌 만족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일과 중 딱 3퍼센트만 일에서 벗어나 '신나고 재미있게' 딴짓(방랑)을 할 수 있다면 근사한 사회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살다 보면 일 때문에 자기 자신으로부터 멀어지는 일들이 생기지만 그럴 때 쉼표를 찍을 수 있는 곳,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물을 수 있는 공간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잠깐의 딴짓을 시도해보라고요. 잠시의 여유가 여러 아이디어를 만들고 다른 자신을 만드는 창조의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니 시도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여러 가능성과 여지를 만들어가는 것만으로도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감소할 것 같습니다.

 

미래 예측은 평범한 사람들의 생존 기술이어야 한다. 사회의 강자들은 미래를 예측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돈과 권력으로 미래를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 사회의 대다수를 구성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미래에 관심을 두고 행동하지 않는다면 강자들이 만드는 미래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미래 예측은 이런 점에서 예측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평범한 사람들이 그리는 미래를 실현하는 돌파구가 되어야 한다. p149-151

 

작가는 일관적으로 미래에 대한 자기효능감 self-efficacy towards futures이란 말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미래가 와도 자신이 그 미래를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라고 합니다. 여기서 미래 워크숍에 참여한 사람에게 받은 이메일을 인용했는데요 그 내용을 보니 이 책을 읽은 제 생각과 비슷하여 옮겨보겠습니다.

"각자의 조건과 환경이 다른데 예측한 미래를 어떻게 각자에게 적용해야 할지 모르겠고.. 저는 평소에 미래란 내 눈앞에 닥친 변화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한 결과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제 삶에 다가오는 문제들이 버거워졌고, 어떤 선택을 하든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생은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바꿀 수도 있는 것일까. 자기 효능감까지는 몰라도 미래 예측으로 마음이 가벼워졌다는 것은 제겐 긍정적인 변화예요. 삶에 대한 다양한 미래가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무겁던 마음이 가벼워져요."

그리고 작가는 이 말에서 미래 예측의 의미를 정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해 마음이 가벼울 수만 있다면, 미래가 불안하지 않고 두렵지 않다면, 그래서 기다려지거나 여유 있게 맞이할 수 있다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말이죠. 

 

얼마 전 '차이나는 클라스(JTBC)'  티브이 프로에서 'AI와 함께 살기, 준비됐나요?' 주제로 방영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AI의 권위자인 홍콩과학기술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김성훈 교수의 강연이었는데 일상생활 속에 들어와 있는 AI의 현재와 연구가 진행 중인 미래 모습까지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여 인간보다 우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AI는 생각보다 강해 보였습니다. 사람의 목소리, 글씨체, 모습을 거의 똑같이 구현했고, 인간만이 할 수 있다는 창작까지 하는 걸 보니 조금 겁이 나기도 했습니다. 인간의 일을 대체하는 건 이미 진행 중이고, SF영화에서 보았던 것들이 실제가 될 날이 곧 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연구는 점점 다방면으로 다양화될 것이고 속도는 빨라질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AI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숙제가 주어진 것이구요. 그 숙제의 어려움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미래 예측은 자신이 알고 있던 세계를 확장하는 활동이어서 때로는 고통이 수반된다. 자신이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과정이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다. 잘못 이해한 것에 대한 반성이 뒤따라야 하고, 새로운 시각에 적응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p268

 

이런 반성과 노력은 마치, 예방주사를 맞아 몸에 들어온 병원균을 탐색하여 면역력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이 변화에 적응하고 변화를 일으키는 자신을 만든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면역성이 높아지는 과정은 자신이 변화를 수용하는 과정이다. 변화를 수용하지만, 변화에 매몰되어 자신을 잃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변화 속에서 중심을 잡는 것, 그 중심을 잡는 주체가 자기 자신이라는 점, 그 자신은 끊임없이 변화를 수용하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는 존재라는 점이 포인트다. 이런 관점에서 미래 자아효능감이 있는 개인은 변화와 더불어 성장하고 생존한다고 볼 수 있다. 변화에 적응하면서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생존력을 높이며 성장하는 것이다. 어제의 나, 오늘의 나, 내일의 나는 다른 사람이다.  다양한 변화에 적응하는 나에게 중요한 문제는 얼마나 다양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으며,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그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느냐다. p269

 

미래 시나리오를 읽을 때 그 미래가 낯설고, 불안하고, 불편할지 모르지만 다양한 미래 모습에 단련된 사람은 사회 변화에 좀 더 침착하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미래를 공부하는 것은, 전례가 없고 불확실하게 다가올 미래에 자신을 지켜줄 샌드박스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모래상자 안에서는 여러 번 넘어져도 땅바닥보다는 덜 다칠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자아효능감(자신감)을 키우고,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한 미래에 대한 대화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게 하며, 어느 사회로 지향해 나가야 할지 다 같이 생각하고 논의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살만하지 않을까 기대도 되고요. 읽는 동안 내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바쁜 일과 중 잠시, 미래의 나를 위해 읽어보시면 좋을 <미래공부>였습니다. 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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