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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닥토닥 서재의 책과 일상
책 보기 좋은 카페

육사, 서울여대 근처 다정한 카페, coffee 숲

by 토닥토닥서재 2021. 10. 25.


서울여대 맞은편에 있는 육군사관학교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경춘선 숲길 산책을 나섰다. 경춘선 숲길에 있는 화랑대역은 1939년부터 운영되다가 2010년에 문을 닫았다. 폐역(화랑대역)은 국가등록문화재 제300호로 지정되어 보존과 활용을 위해 갤러리와 산책로, 자전거도로가 있는 공원으로 조성되었다. 긴 산책로를 거의 다 걸었을 때쯤 아지트 같은 카페를 찾았다. 가을에서 겨울로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이었다.

산책로의 끄트머리, 효성아파트쪽에 다다르니 귀여운 이정표가 보였다.

좌측으로 돌아 계단 서너개를 올라가니 빼꼼하니 입구가 보인다. 방음벽이 카페 벽인 것이 이색적이다.


왼편으로 들어가니 야외 테이블과 카페 내부가 보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쉬지 않고 가동되었을 키 큰 선풍기 한 대와 커다랗게 잘 익은 호박이 눈에 띄인다.


카페는 아담하고 문이 마주보게 나있다. 한쪽은 상가 안쪽과 연결돼있고, 화장실도 그쪽에 있다. 키를 받아가면 된다.


태릉선수촌이 가까워서인지 국가대표 메달리스트의 사인이 보인다. 뮤지컬배우도 보이고. 사장님과 같이 찍은 폴라노이드 사진이 붙어 있다. 다정한 커피 숲이라는 문구도 보인다. 카페가 다정하다니, 무슨 뜻이지?


숲 명함 쿠폰이 한쪽 벽을 장식하고 있다. 쿠폰은 받으면 간수하기가 번거로운데 여기에 걸어두고 올때마다 사용하는 것도 괜찮겠다. 모바일 쿠폰과 종이쿠폰이 혼재하다가 점점 모바일 쿠폰으로 바뀌어가는 요즘, 종이쿠폰이 정겹다.


커피와 차가 있는 메뉴판.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저 끝에 생강차에 자꾸 눈길이 간다. 추워진 날씨 탓일까. 커피집에서는 잘 볼 수 없는 메뉴이긴 하다.

사장님의 설겆이 하는 물소리가 들리고, 옆 테이블 여자 두 분이 담소를 나누고, 그 앞에는 부부가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신다. 간간히 테이크아웃 손님이 왔다 간다. 동네 단골인 듯 친근한 안부를 묻는 사람도 왔다. "아니, 커피 파는 가게에서 웬 기름 냄새야."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기름 냄새가 났다. "아 아침 준비하는 거야." 사장님이 대꾸한다. 그렇게 20여분이 흘렀을까. 사장님이 쟁반에 종이컵 몇 개를 얹어 가지고 나왔다. "고구마 맛탕 좀 했어요. 기름 냄새 같이 맡으신 손님들 같이 드셔 보라고요. 하하" 나눠 주신 종이컵 안에는 윤기 나는 물엿 옷을 입은 고구마가 들어있다. "감사합니다. 정말 맛있네요." 손님들이 한 마디씩 한다.


기대하지 않았던 배려가 속을 따뜻하게 한다. 카페 한 벽에 붙어있던 사인 내용 중에 '다정한 카페'라는 말이 이제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커피맛도 좋다. 작은 숲 속에 있는 COFFEE숲, 연인과 친구와 함께, 또 혼자 와도 좋은 예쁜 카페다. 쫑.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742번지 효성 상가동 1층
02-977-2454
COFFEE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