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히 행복하고 은은히 사랑하고1 밤 12시 감성, 잔잔히 행복하고 은은히 사랑하고 퇴근길에 햄버거집에 들렀다. 키오스크로 음료를 주문했다. 무인 주문 기계인 키오스크는 내 키보다 커서 위압감이 느껴졌다. 체온을 측정하고 QR을 찍은 후 거리두기 의자에 가방을 놓고 맞은편에 앉았다. 해가 지고 있었다. 차도 쪽으로 난 큰 창밖으로 가로수가 노랗게 빛났다. 안을 쓱 둘러보니 둘이서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는 테이블, 아이 둘을 데리고 온 가족 한 팀, 그리고 혼자 핸드폰을 보며 햄버거를 먹는 사람이 네 명이다. 혼밥은 이제 어색한 풍경이 아니다. 자기만의 속도로 음식을 먹으며 영상을 보거나 뭔가를 한다. 나도 그중 한 사람이다. 새벽이 시작되는 시간, 12시의 감성을 사랑한다는 작가는 제목 옆에 '12시의 감성을 소소하게 담은 책'이라고 적었다. 12시라, 새벽 운동을 할 때는 그 시간까지.. 2021. 10.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