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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닥토닥 서재의 책과 일상
책 보기 좋은 카페

자작나무 숲 북카페, 성북구 정릉동

by 토닥토닥서재 2021. 5. 19.

안녕하세요, 토닥토닥서재에서 책 읽어주는 벨라입니다. 비 오는 일요일 오후, 북악산 자락에 위치한 <자작나무숲 북카페>에 다녀왔습니다. (이 글은 카페에 머무는 동안 작성했고, 다녀와서 수정을 했습니다.)

육교를 내려와 경사로를 따라 10분정도 올라오니 산자락 아래에 건물 하나가 보입니다. 자작나무 숲이라.. 자작나무란 말을 읽을 때마다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나는 것 같아요. 자작자작 자자자작..


2층 문을 열고 들어오니 맞은편에 있는 야외 테라스가 눈에 띄었습니다. 우측 편에 편도 1차로 도로가 있어서 빗길을 달리는 차 소리가 들립니다. 야외테이블 3개는 바람을 타고 들어오는 빗방울이 차지했네요.



북카페 안에는 2인용 테이블 3개, 4인용 테이블이 4개가 있습니다. 2인용 테이블 쪽은 코드가 있어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구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습니다.

아이들 음료도 있어요. 저 앞에 꼬마 손님도 한병.

주인장이 마련한 판매도서와 꺼내 읽을 수 있는 책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소설, 에세이, 동화책 등등.


비 오는 창가에 놓인 떡볶이 시리즈, 읽은 책들을 만나면 반갑습니다.

비스듬히 기댈 수 있는 편한 의자 몇 개.

동화책도 있고요.
저 꼬마 손님은 여기 단골인 것 같아요. "엄마 책 골라줘~" 하며 동화책 코너를 기웃거립니다.

이달의 꼭 만나볼 책과 베스트 도서에 대한 안내가 있습니다. 밖에 북교환전 안내 현수막도 보입니다.


여긴 제자리입니다. 야외 테라스를 등지고 앉았어요. 머리 위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나뭇가지는 비바람에 흔들립니다. 밖이 조금 어둑해졌습니다. 카페의 조명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늦은 오후네요. 책을 보다가 이 시간과 어울리는 글이 있어 조금 옮겨보겠습니다.

어떤 장소에 가서 커피를 마셔야 더 맛있게 느껴지고, 어디로 산책을 하러 가야 기분이 두 배로 좋아지는지, 온종일 비가 오는 날엔 어떤 음악이 어울리고, 기분 좋게 취해서 지인들에게 호기롭게 들려주고 싶은 시 한 편은 무엇인지, 내 일상의 바스락 거림이 들리는 작지만 상냥한 레퍼런스들.

불안과 걱정을 피하기 위한 레퍼런스가 아니라, 깨알 같은 행복과 소박한 즐거움을 부풀리기 위한 레퍼런스를 나의 새폴더에 차곡차곡 쌓아가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것들을 날마다 하나씩 꺼내 보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시시한 생활이 얼마나 즐겁고 아름다운지, 가슴으로도 깨닫게 되는 날을 고대하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 김강미 <남은 생은 일하지 않습니다> 중


비 오는 휴일 오후, 따뜻한 조명 아래 책 읽는 사람들 속에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이제 슬슬 가방을 싸야겠습니다.
모두 편한 휴일 보내세요. 쫑.